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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단오의 유래, 단오절 행사와 음식

by 충격대예언 2022. 3. 17.

민족의 명절 단오端午의 유래와 즐긴 풍습들-사람이 즐거우면 신神도 즐겁다!
 

[신윤복 그림, 단오풍정]

■벼농사 축제일 단오-두레와 품앗이

어느 민족에게나 고유한 명절들이 있다. 농경을 주업으로 삼았던 우리 민족에게도 사계절에 맞게 4대 명절(설, 한식, 단오, 추석)이 있다. 이 중 단오端午에는 유일하게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지 않는 대신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다. 모내기 등의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지는 시기를 맞이해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의미로 가장 큰 잔치를 열었는데, 일제 강점기 때 이를 불안하게 여긴 일제가 만주전쟁을 일으킨 후 전면적인 동원 체제로 재편하면서 단오를 강제로 없애 버렸다. 명절로서 의미가 많이 약해져버린 단오는, 현재 강릉단오제 정도에서만 그 명맥을 오롯하게 지켜오고 있는 실정이다.

단오는 망종 전후에 있는 벼농사 축제다. 망종亡種은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을 거두거나(밀, 보리는 거두고), 모내기(벼)를 하는 철이다. 이때 즈음해서 산에는 뻐꾸기가 울기 시작하고, 밭 근처에는 어서어서 모내기하라고 찔레꽃, 이팝꽃, 떼죽꽃 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농군들의 피로를 조금은 덜어준다.

단오를 전후로 해 모내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여름농사를 준비한다. 이때를 전후로 해서 모내기가 끝난 지역은 풍물패를 조직하여 흥겨운 잔치를 열기도 하고, 마을 두레 회의를 열어 모내기 순서를 정하기도 한다.

두레는 철저히 아타적인 공동체 방식이다. 이때 모내기하는 순서는 상하 구별 없이 물이 잘 담아져 있는 논부터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내기하기 제일 어려운 사람들, 예를 들면 노약자나 과부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논을 먼저 한다. 마을의 모든 논을 내 논처럼 여기며 모를 내는 풍습이었다. 이 에 반해서 비슷한 방식인 품앗이는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돌려주는 약간 깍쟁이 같은 방식이다. 그래서 두레는 주로 벼농사나 논농사에서, 품앗이는 밭농사 등에서 활용되었다. 우리 조상님들은 상황에 맞춰 공동체가 유지되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서 운용했던 것 같다.

■민족의 명절 단오에 즐긴 풍습들

우리의 북부 지방은 추위가 오래가서 단오 무렵이 되어야 날씨가 완전히 풀려서 북부 지역은 단오를 추석보다 더 크게 여겼다. 그래서 단오 때는 황해도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 등 탈놀이와 함께 강원도 단오굿판이 크게 펼쳐진다.

또한 단오가 지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에 단오선이라고 부채를 선물하기도 한다.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여름엔 부채를 겨울엔 달력을 선물한다고 한다. 이는 철에 맞는 선물이란 의미로 여름 더위에 맞서는 부채를, 겨울에는 새해를 맞아 신년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로 달력을 선물하는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수리취떡]

한편 이때는 수리취떡이나 쑥떡을 주로 먹는데, 이는 전염병을 퍼뜨리는 해로운 벌레를 없애주고 더위에 지친 기운을 북돋아 주고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한다. 단오 즈음은 예적 보릿고개의 절정기로 이때 수확된 보리나 밀과 나물들로 잔치를 열어, 신에게 제를 올리며 한해 농사가 잘 되어 가을에 풍성한 결실 맺기를 기원하고, 쓴 나물을 먹으며 한여름의 더위를 이겨낼 힘을 얻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명절에는 떡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설에는 가래떡, 단오는 수레모양의 수리취떡, 추석에는 송편, 정월대보름에는 약밥, 삼복에는 증편 즉 술떡, 동지에는 팥죽에 찹쌀가루로 빚은 새알심을 먹는다), 떡의 역사는 밥보다 더 길다. 옛날 밥을 지으려면 물과 곡식을 넣고 끓여도 흙물이 배어나지 않는 단단한 무쇠 솥이 필요했다. 헌데 이 무쇠 솥은 삼국시대 후기에 와서야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전에는 곡식을 거두면, 가루를 내서 흙으로 빚은 시루에 넣고 떡을 쩌서 먹었다.

 우리 겨레는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후 줄곧 명절을 쇠면서, 처음부터 상에 오른 음식이 바로 떡이었다. 그러다 밥을 주식으로 삼게 되면서 떡은 아예 의례용으로 변했다. 또한 떡의 찰진 성분이 조상과 자손간의 끈끈한 혈연의 맥을 상징하기도 한다.

단오를 전후한 절기는 여름이 시작하는 때로, 고된 모내기를 마치고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한 채비를 하면서 노동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여유를 갖는 시간대이다. 이때 신神에게 제의를 올리며, 신을 즐겁게 하고, 더불어 사람들도 즐기며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화합의 한마당인 것이다.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렵다고 하는 이때, 일제에 의해 말살될 뻔한, 단오의 의미를 되새기고, 풍습들을 즐기면서, 가마솥더위를 견뎌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가져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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